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
이민석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산업뿐만 아니라 공공 및 R&D 부문에서도 혁신의 중심에 있다. 유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익숙하다는 가정이 당연시 되고,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신입 및 경력 개발자를 뽑을 때도, 컴퓨터 과학의 여러 주제에 관한 지식, 알고리즘 등 전통적으로 중요했던 여러 역량들과 함께 각 회사가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과 개발 프랙티스에 관한 경험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관한 교육의 필요성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컨퍼런스나 온오프라인 형태의 스터디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런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한국저작권위원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이 오픈소스 저작권, 기술 등에 관한 교육 및 기술 지원을 적지 않게 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재단, 한국정보과학회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연구회, 한국공개소프트웨어협회, 오픈플랫폼 개발자 커뮤니티 등 민간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관련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에 대학에서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도입되고 있다. 이미 10년 이상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대학에서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었지만 보편적인 확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2015년부터 시작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인력양성 프로그램인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에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과 확산을 크게 강조하고 있으며, 대부분 학교, 연구소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 R&D 사업에서도 오픈소스를 전제로 연구비를 지원하기 시작함으로써 이제 산학연 모두 오픈소스 연구, 교육 보편화의 본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다루어야 하는 주제에는, 기본적으로 오픈소스의 문화적 배경, 커뮤니티, 오픈소스가 혁신을 주도하는 이유, 개발 도구 및 언어, 실행 시스템, 개발 방식 등을 포함하는 오픈소스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 그리고 오픈소스 예제를 활용하는 전공 주제, 주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술, 오픈 데이터, 오픈 API, 마지막으로 오픈소스 라이선스와 오픈소스 거버넌스가 포함된다. 현장에서는 각 교육 주체들에 의하여 개별적으로 필요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오픈소스와 관련된 교육 주제는 기술적인 부분과 비즈니스, 거버넌스 등 학제적 성격이 다른 것들도 있어 대학에서는 연계 전공과 같은 형태의 융합 교육 체계도 필요하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의 주제에 관한 체계적인 접근의 예에는 동북아 공개소스 활성화 포럼의 WG2 모델 커리큘럼이 있다. 이 모델 커리큘럼은 2008년 첫 번째 버전이 나왔으며, 지금은 세 번째 버전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모델 커리큘럼은 오픈소스의 법적 이슈 등 한중일 3국을 포함한 국제적 관심이 있는 최신 주제들이 지속적으로 포함되면서 확장되고 있다. 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연구회의 경우 주로 대학생, 대학원생들과 공공R&D에 참여하는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프랙티스 교육을 튜토리얼, 실습, 프로젝트, 해커톤 등 다양한 현장형 교육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오픈소스를 모르는 개발자, 오픈소스를 모르는 산업, 공공, 연구 조직은 이제 설 땅이 없는 시기가 도래했다. 오픈소스 방식의 개발과 연구가 널리 확산되어 산업, 학계, 연구소, 그리고 공공 부문에서의 기술적 혁신이 가속화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개발자 양성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교육이 더욱 보편화되어 더 많은 학생들이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고 졸업과 동시에 소프트웨어 산업이 필요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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