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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SW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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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업무상 배임의 고의 인정에 있어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의미
  1. 작성일 :
  2. 2023.09.18
  3. 작성자 :
  4. 컨설팅
  5. 조회수 :
  6. 212

업무상 배임의 고의 인정에 있어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의미 –전상욱 변호사(법무법인 윈)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1796 판결 내용을 중심으로)


일반공중사용허가서(General Public License, GPL)의 조건이 부가된 인터넷 가상사설네트워크(Virtual Private Network) 응용프로그램을 개작한 2차적 프로그램의 저작권자가 GPL을 위반하여 개작프로그램 원시코드(source code)의 공개를 거부한 사안에서 우리 대법원은,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하는데, 비록 공소외 주식회사가 해당 소스코드의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GPL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외 주식회사가 소스코드의 저작권자에 대하여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해당 소스코드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이상 공소외 주식회사의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6도8369 판결).


위 대법원 판시의 취지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소스코드가 소위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의하여 배포되어 공중에게 공개될 것을 당연 전제로 하고 있을지라도, 그것이 영업비밀에 해당할 수 있는 요건, 즉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이상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편, 우리 대법원은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 자료를 적법하게 반출하였으나 퇴사 시 반환·폐기 의무가 있음에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영업비밀 등을 반환·폐기하지 아니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11876 판결), 가령 어떤 개발자가 적법한 절차를 걸쳐서 소스코드를 반출한 후 보관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면 회사가 아닌 본인이나 타인을 위하여 이용하는 것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런데, 위 업무상배임죄의 성립과 관련하여, 해당 자료, 즉 소스코드가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르는 경우에도 다른 경우와 동일하게 업무상배임죄로 처벌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사례가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주식회사 E(이하 'E')는 휴대전화, 자동차 오디오, 네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을 개발·판매하는 회사이고, 피고인 A은 E의 판매본부 영업총괄이사로 근무하던 사람이며, 피고인 B은 E에서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솔루션 개발 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피고인 A는 E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자제품을 개발하기로 마음먹고 주식회사 D를 설립하였고, 피고인 B은 D로 이직하기로 마음먹고 E를 퇴사하였고, 곧바로 D에서 소프트웨어 그룹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런데 B는 E 사무실에서 외부 업무 등을 위해 가지고 다니던 개인 외장하드에 담겨있는 E의 자산인 Early View 솔루션 소스코드 5개를 폐기하거나 반환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가지고 나오는 방법으로 외부로 반출하였고, 곧바로 E의 경쟁사인 D로 이직한 다음 그 중 일부 자료를 사용하였다.

이에 검사는, B가 E에 근무하는 중 취득·수집·보관하였던 영업상 주요한 자산들을 퇴사 시 반환 또는 폐기하거나 외부로 반출하지 말아야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E에게 액수 미상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D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였으므로 업무상배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하였다.

문제가 된 5개의 소스코드에는 “해당 소스코드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E에게 있지만 무료 소프트웨어이며 AC AD의 규정하에 재분배 및 수정이 가능하다”는 소위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볼 수 있는 규정이 전문에 기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하여, 1심은 해당 문구가 소스코드의 가장 앞부분에 기재되어 있고, 이것을 개발자가 실수로 기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해당 소스코드는 오픈소스로서, 공개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러한 자료들을 E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B에게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1심의 판단은, 어떤 소스코드가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르더라도 영업비밀로서의 요건을 갖춘 이상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다소 문제가 있다. 특히 영업비밀의 요건 중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것은, 곧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법원이 취하고 있는 태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2심은,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란 영업비밀은 아니더라도 그 자료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재산을 의미하는데, 오픈소스로서 공개를 전제로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공개하지 않은 이상,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은 재산으로서 E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여, 1심의 판단을 번복하였다.

다만, 2심에서도 B에게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바뀌지 않았는데, 이는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 중 하나인 “고의”와 관련이 있다.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도787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B는 직접 Early view 소스코드를 직접 개발하지 않았는데, 이 소스코드의 서두에는 '오픈소스로서 배포 및 수정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표시되어 있었고, B는 수사단계에서 일관되게 Early View 소스코드는 오픈소스인 AC AD을 기반으로 작성된 소스코드라고 진술하였으며, B가 당시 AVN 팀장이었으나 전체 업무를 담당하지는 않았으므로 B로서는 Early View 소스코드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2심은 문제가 된 소스코드가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르고는 있으나 영업상 주요자산에는 해당하나, 영업상 주요자산에 해당하더라도 B에게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반출한다는 업무상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상,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라고 판단한 결론은 옳고 판단하였고, 일응 타당한 판단이라 생각한다.

즉, B는 해당 소스코드들은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르고 있기에 그 기재 내용(This program is free software; you can redistribute it and/or modify it under the terms of the AC AD as published by the X;)에 따라 본인을 포함한 누구라도 자유롭게 수정, 배포할 수 있다고 믿었고, 달리 B가 업무상 배임의 고의를 가지고 해당 소스코드들을 무단으로 이용 및 배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2심의 판단은 대법원에서도 동일하게 확정되었다.

본 사례는, 개발된 결과물과 관련하여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를지 여부에 대하여 실무개발자들과 회사의 방침이 다른 경우 또는 실무가들과 회사 사이에 의사 소통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 유의미할 수 있다. 특히 개발자 입장에서 본인이 작성한 코드가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따른다고 믿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고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 관리하였고, 추후 그 개발자가 퇴사한 다음 다른 곳에서 해당 코드가 오픈소스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는 경우에 개발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없으므로 업무상배임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판시한 것이므로, 결과물의 오픈소스 라이선스 적용을 고민하고 있는 회사와 개발자 모두에게 유의미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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