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SW 라이선스 전문가 기고문
기술 주도권 확보 수단으로서의 오픈소스와 특허
정윤환 변호사(삼성전자)
1970년대 이후 소프트웨어 관련 비즈니스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되는 소스코드의 공개를 꺼리게 되었다. 1981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소프트웨어 특허를 인정한 이후1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리처드 스톨먼(Richard Stallman)은 이에 반기를 들고 GNU 프로젝트2
를 통해 “공유”와 “협력”을 키워드로 하는 오픈소스의 개념을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은 소수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소스코드의 공유와 협력을 통해 누구나 그 새로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기업들은 초기에 오픈소스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 개발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 협력 개발 모델은 90년대 리눅스 커널의 성공으로 그 위력을 증명하였고, 이를 목격한 기업들도 하나 둘씩 오픈소스에 참여하기 시작하였다. 90년대 후반에는 기업이 단순한 사용을 넘어 적극적으로 오픈소스에 투자하고 기여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자신들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였다. 2005년 애플(Apple)이 배포한 웹킷(Webkit)이나 2008년 구글(Google)이 배포한 안드로이드(Android)가 대표적이다. 그 이후에 생겨난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대부분 기업의 주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한편, 소프트웨어 특허는 1999년 BM 특허를 인정하는 판결3이 나오면서 그 영역이 확장되었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더 많은 특허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였다. 미국에 등록된 전체 특허 중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의 비중은 닷컴버블 붕괴 직후인 2001년에는 40%대 초반 수준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60%대 중반을 넘을 정도로 크게 증가하였다4. 2000년대에는 오픈소스와 소프트웨어 특허가 함께 성장한 것이다.
특허와 오픈소스는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훌륭한 수단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기업은 특허를 통해 경쟁 기업에게 로열티를 받거나,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해당 기술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한다. 기업들은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정부까지 적극 나서고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6G)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5. 반면, 오픈소스는 누구나 무상으로 자유롭게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기술을 널리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주도권을 쥐고자 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배포하면서 직접적인 대가를 받지 않았지만, 널리 확산된 생태계 위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 운영체제 분야에서 확고한 주도권을 갖고 있다.
이처럼 그 방식은 다르지만, 둘 다 수익을 창출하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다만, 특허 중심의 경쟁에서 점점 오픈소스로 그 축이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허 괴물의 출현과 소송의 증가는 소프트웨어 특허의 효용성에 의구심을 불러왔다. 2013년 미국 회계청(GAO)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에서 2011년 사이에 미국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로 소송을 당한 기업의 비중은 64%에 이른다6.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특허가 발명을 장려한다는 원래의 취지와 달리 오히려 새로운 제품 개발과 혁신을 저해하고, 소송 비용만 늘려 전체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 법원도 2010년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특허의 인정 범위를 축소하는 추세이다7.
반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주도권 확보 경쟁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클라우드와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변되는 차세대 IT 플랫폼에서는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윈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오픈소스 진영과 거리가 멀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에 대표적인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깃허브(Github)를 인수하는 등 현재 오픈소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2021년 상반기, 미국 내 소프트웨어 특허 출원 숫자에서 삼성전자가 1위, LG 전자가 3위를 차지하였다. 국내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특허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오픈소스 진영에서의 활약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소프트웨어 특허를 통한 경쟁보다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기술 주도권 확보 경쟁이 더욱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발 맞추어 오픈소스의 활용과 기여에도 더욱 큰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1
Diamond v. Diehr, 450 U.S. 175 (1981)
2
GNU는 “Gnu is Not Unix”의 약어로 1983년 리처드 스톨만이 유닉스 호환 자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자유로운 복제와 공유, 개작, 배포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여 공동체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오픈소스 개발 문화의 시초라 할 수 있다.
3
State Street Bank and Trust Company v. Signature Financial Group, Inc., 149 F.3d 1368 (Fed. Cir. 1998)
6
United State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2013)
7
Bilski v. Kappos, 561 U.S. 593 (2010), Mayo v. Prometheus, 566 U.S. 66 (2012), Alice Corp. v. CLS Bank International, 573 U.S. 20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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