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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SW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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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프로그램의 생성물에 적용된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구속력
  1. 작성일 :
  2. 2022.01.27
  3. 작성자 :
  4. ossf
  5. 조회수 :
  6. 571




  오픈소스SW 라이선스 전문가 기고문
  



  

AI 프로그램의 생성물에 적용된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구속력

전응준 변호사(법무법인로고스)

전응준 변호사

오픈소스는 인공지능 개발 과정에서 TensorFlow와 같은 오픈소스 기반 개발플랫폼, 개발도구, PyTorch와 같은 기계학습 라이브러리 등의 형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오픈소스와 반드시 논리적으로 결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공지능 개발은 광범위한 인적, 물적 자원을 요구하므로 다양한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기반의 개발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인공지능 모델의 개발 및 배포 과정에서 적용되는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생성한 결과물에 대해서도 일정한 효력을 미치게 되는데, 본 칼럼에서는 관련 사례를 분석하여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생성물에 적용된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구속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18.10.25.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관련 AI 모델에 의해 만들어진 Edmond de Belamy이라는 가상의 사람에 대한 초상화가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432,500이라는 큰 금액에 낙찰되면서 AI 생성물의 창작성 정도, 경제적 가치, 수익분배 등에 관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된 바 있었다. 위 낙찰금은 AI 프로그램에 의해 Edmond 초상화를 만든 Obvious라는 3인의 프랑스 대학생 그룹에게 돌아갔으나, 사실 도구로 사용된 위 AI 프로그램은 Robbie Barrat이라는 미술가 겸 개발자가 2017. 8.경 개발하여 GitHub에 BSD 라이선스로 공개한 art-DCGAN 프로그램이었다(개발 당시 19세였음).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art-DCGAN은 Ian Goodfellow의 GAN 아키텍처, Soumith Chintala 등의 DCGAN(Deep Convolution GAN)에 기초한 것이었는데, Permissive 성격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공개한 자신의 프로그램이 상업적 경매이벤트에 활용되자 Robbie Barrat은 art-DCGAN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BSD 라이선스를 변형하여, “사전학습된 모델(pre-trained model)의 결과물은 판매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없다”는 라이선스 조건을 부가하기에 이르렀다.1

그렇다면, Robbie Barrat이 BSD 라이선스에 추가한 위 조건은 법적으로 유효한 것인가. 아쉽게도 그의 의도는 완전히 관철되기 어려울 수 있다. 먼저 그의 본국법이라고 할 수 있는 영미법계의 해석에 따르면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영미법에서 요구하는 약인(consideration)이 없다는 이유로 계약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즉, 이와 같이 해석되는 경우 오픈소스 라이선스는 당사자 쌍방을 구속하는 계약으로 인정되지 못하고 라이선서(라이선스 설정자)가 일방적으로 선언한 단독행위의 성격을 띠게 된다(영미법에서는 이를 bare license라고 함).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BSD 라이선스에 추가된 ‘결과물 판매금지’ 조건은 art-DCGAN 프로그램의 이용자에게 계약법적 효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다만, 여기서 미국법원과 영국법원의 태도가 다를 수 있다. 미국 Jacobsen v. Katzer 판결은 artistic license가 계약으로서 약인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저작권 귀속(attribution)과 개작된 부분의 공개와 설명을 요구하는 의무사항은 금전으로 평가되기는 어렵지만 약인으로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2 그러나 영국에서는 오픈소스 라이선스의 계약으로서 유효성에 대한 법원 판단은 없지만 영국 판례법에 기초할 때 Jacobsen 사건의 artistic license가 계약으로서 유효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한다.3 BSD 라이선스는 보증부인과 저작권자 면책 외 특별한 내용이 없으므로 라이선스 관계에 약인이 존재한다고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법과 같은 대륙법계 국가는 약인 개념을 알지 못하므로 오픈소스 이용과정에서 계약의 성립에 필요한 청약과 승낙이 존재한다고 보이는 사정이 있으면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계약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대륙법계에 속하는 독일의 경우, 독일 민법 제151조에 따라 GPL은 법적으로 유효하므로 GPL의 요건이 라이선서와 라이선시 간의 계약 내용을 구성한다고 본 하급심 판결이 있다.4 그러나 한국법 등에서도 오픈소스 라이선스가 언제나 계약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만약 오픈소스 이용자가 처음부터 해당 라이선스의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유보의 의사표시를 라이선서에게 명확히 고지하고 오픈소스를 사용하였다면 계약의 성립에 필요한 ‘승낙’이 없는 것이므로 이러한 상황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계약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 경우 라이선서는 저작권에 기하여 즉시 이용자에게 해당 오픈소스를 이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정리하면, 각국의 법리에 따라 오픈소스 라이선스가 당사자 쌍방에게 구속력을 가지는 계약으로 인정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계약법에 의해 오픈소스를 보호하려는 정책적 시도에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나아가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계약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계약의 법적 효력은 계약 당사자만을 구속하므로, 예를 들어 AI 프로그램의 생성물이 제3자에게 이전되었다면 오픈소스 라이선서는 해당 제3자에 대해 AI 프로그램의 생성물 처분 및 이용에 관하여 어떠한 요구를 하기 어렵다. Edmond 초상화 경매 사례에서, Robbie Barrat이 사전에 ‘결과물 판매금지’ 조건을 설정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위 초상화를 낙찰받은 경락인에 대해서는 특별한 법적 요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오픈소스 보호 관점에서 보면 계약법적 접근은 한계가 있으므로 미국 Jacobsen v. Katzer 판결에서 승인된 법리와 같이 저작권에 기하여 오픈소스를 보호하는 방법론이 더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오픈소스를 계약의 구속력에 의해 보호하는 방식은 라이선서와 오픈소스 이용자 간에는 유효적절한 결과를 줄 수 있지만, 원칙적으로 계약 당사자 외에는 법적 효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Robbie Barrat은 위 경매 결과에 대해 특별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후 그는 NVIDIA와 스탠퍼드 바이오인포매틱스 연구실에서 자율주행차와 신약개발 연구자로 일하였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미술/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다. 구글 검색을 해 보면, ACNE STUDIO라는 패션브랜드와 콜라보 작업으로 인공지능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를 활용하여 다양한 의류 제품을 선보이고 있음이 확인된다. 인공지능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는 그의 활동에 눈길이 간다.

2 Jacobsen v. Katzer, 535 F.3d 1373, 1381 (Fed. Cir. 2008)
3 자세한 내용은, 전응준, “인공지능 관련 저작권 침해에 관한 시론”, 경영법률 31권4호, 2021, 285면.
4 Welte v. D-Link Deutschland GmbH, No 2-6 O 0224/06 (LG Frankfurt) (2006.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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